본문 바로가기

솔직프로젝트.

솔직프로젝트 - DAY 7

 

 

" 내 삶에서의 무기력

 많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 중에 단연 돋보이던 건 무기력이다. 왜 그럴까. 아무래도 무기력하게 보낸 시간이 많기도 하고, 무기력한 상태를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작년 심리상담을 신청하러 갔을 때 무기력한 내가 참 싫다고, 항상 열정이 넘치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냥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을 때 혹은 의욕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심지어 시도해볼 여력조차 나지 않을 때 무기력하다고 느낀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항상 머릿속은 가만히 있질 못한다. 지금 이대로의 나는 너무 부족하다 느껴졌기에 하루빨리 성장하고 싶었다. 그러니 한시바삐 움직여도 모자란데 몸은 따라주지 않으니 이런 내가 싫을 수밖에.

 무기력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면 참 많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그렇고, 처음으로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도 내 방에 처박혀 나가질 않았다. 오죽하면 오빠가 뭘 해도 좋으니 집 밖에 나갔다 오라고 했을까. 무기력에 빠지기 전엔 항상 도전 계획이 있었다.  그 도전과제라는 것이 나에게는 벅찬 수준이라 감히 선뜻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머뭇거릴 때마다 스스로를 격려하기보다는 채찍질하며 사지로 내모는 편이라 그런지, 그때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설령 실패 한다한들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스스로 위로하지 못했다. 실패하면 끝이야. 마지막 기회야. 이런 말들로 부담감을 마구 주었으니 결국 시도해보기도 전에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린 거다.

 그 사실도 최근에야 깨달았지만, 원래는 내가 게으르고 무기력한 사람인 줄 알았다. 아직도 부지런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친구들이나 상담 선생님의 경우 내가 참 부지런하다고 말한다. 내 주위에 너만큼 여러 가지 하는 사람은 없다며, 그 친구가 (내 기준으로도전을 멈춘 탓인지 아님 내가 도전이나 배움에 강박 혹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건, 무기력함에 늘어진 나를 보는 게 싫었던 탓에 항상 목표는 무기력 없는 상태다. 열정 만수르, 능력 만수르가 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 목표 자체가 스스로를 지치게 하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상담 다니고 명상을 하면서 마음 챙김까지 공부하다 보니 무기력할 때 참 나에게 매몰찼구나를 깨달았다.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잠시 쉴틈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왔을 뿐인데 너에게 쉴만한 자격이 있냐고, 쉬기 위해 넌 이제까지 한 게 뭐냐고 몰아세우기에 바빴다. 한참 무기력함을 괴로워할 때, 주위에 있는 친구들은 정작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들 했다. 바쁘다고 느끼긴 했지만, 과도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쌓여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이 정도는 응당 당연히 해야 할 몫이락 말했왔는데, 지나고 보니 참 마음의 소리를 존중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무기력은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고, 스스로 용기를 북돋아줘야 하는 때라고 알려주는 신호다. 지금은 마음 챙김을 공부하면서 세상의 흐름에 나를 맡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예전엔 무얼 하던 오늘 해야 할 일과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었다면, 지금은 그런것 따위 치워버렸다. 매일 달성해야 할 (감당하기 힘든) 목표를 계획이란 이름으로 해나지 못하면 무능력하다 비난하고, 해내면 이정도는 당연히 하는 거라 여겼던 내 자신에게 안녕을 고했다. 무기력에 빠진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습관일 거다. 무기력은 지금 또 자신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너무 빨리 달리고 통제하려 한다고, 지금 당장 멈춰야 된다고 말하는 신호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합니다.

오늘도 나 자신으로 살아준 나에게 감사합니다.

 

 

 

 

 

 

'솔직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솔직프로젝트 DAY 8  (0) 2019.05.24
솔직프로젝트 - DAY 6  (0) 2019.05.20
솔직프로젝트 - DAY 5  (0) 2019.05.15
솔직프로젝트 - DAY 4  (0) 2019.05.14
솔직프로젝트 -DAY 3  (0) 2019.05.10